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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꿈꾸다
이집트인들은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해 사람이 죽고 나면 그 영혼이 육체를 떠나 또 다른 삶을 산다고 믿었습니다. 그들은 떠났던 영혼이 다시 돌아올 육신이 필요했기에 미라를 만들었고, 튼튼한 관을 만들어 거기에 넣음으로써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특히나 왕은 신과 같다고 여겼던 이집트인들은 왕이 죽으면 신의 나라로 돌아간다고 믿어 영혼이 잘 찾아갈 수 있도록 크고 높은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내세의 삶을 보다 중요시했기에 무덤을 살아생전의 집보다 크게, 황금 칠로 번쩍번쩍 화려하게 꾸몄습니다. 또 한 사후 생활도 현재의 삶과 같다고 생각하여 산 사람과 똑같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물품들이 있어야 한다고 믿었고 그리하여 생활용품은 물론 화려한 장신구나 가구, 일할 하인 인형까지 만들어 미라와 함께 무덤에 넣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이집트 미술은 현생을 마감하더라도 내생을 또 살아가도록 왕의 영원을 꿈꾸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거대한 왕의 무덤과 권력의 상징 조각상
이집트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피라미드는 이집트 왕의 시신을 보관하는 아주 커다란 무덤이자 그들의 사후 세계를 위한 집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돌을 쌓아 올린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 왕 파라오의 무덤인 마스타바에서 기원되었으며 점차 계단식 피라미드에서 사각뿔 피라미드로 형태가 진화해 왔습니다. 그중 쿠푸 왕의 사각뿔 피라미드는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데 면적은 약 53,000제곱미터에 높이는 무려 147미터에 달하는 어마한 위용을 자랑합니다. 아직 피라미드를 노예들이 만들었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실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 즉, 일반 농민들이 자유계약을 통해 피라미드 건설에 참여했음을 이집트의 역사적 지식과 헤로도토스의 기록, 현지 탐사를 통해 학자들이 밝혀냈습니다. 인구의 다수가 농민이었던 고대 이집트에서 나일강이 범람하는 동안 농사를 지을 수 없었던 농민들이 수입이 없게 되자 그들에게 수입을 제공하기 위해 국가에서 실시한 건설사업으로 농민들은 국가로부터 풍족한 식량지급과 임금을 받으며 피라미드 건설을 하였던 것입니다. 피라미드의 위쪽에는 여러 개의 방이 있는 생활공간으로 꾸며 놓았고 아래쪽에는 미라를 안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피라미드 건축에는 다양한 비밀들이 있는데 특히 쿠푸 왕의 피라미드는 상당히 정교한 수학적 질서가 담겨있어 단순한 무덤이 아닌 지식 창고로 여기기도 한다고 합니다. 피라미드 옆에는 스핑크스가 있는데 이집트 상상의 동물로 왕의 모습을 사자의 형태를 본 따 만든 조각상입니다. 머리는 사람이고 몸은 사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스핑크스는 하나의 바윗덩어리를 깎아서 만들었는데 높이가 약 20미터나 되고 길이는 약 70미터이며 왕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한 권력의 상징물이라고 합니다.
특이하고도 아름다운 벽화
피라미드 속 벽화에는 무덤 주인이 살아있을 때의 이야기들을 그려 두었습니다. 이 벽화들을 보면 당시의 생활모습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데 다양한 교통수단이나 축제, 사냥, 제사 지내는 모습 같은 것도 그려져 있습니다. 죽은 후 육신의 부활을 믿고 영생을 위한 미라를 만들었던 이집트인들은 육체의 영원성을 벽화에도 그려 넣었는데 그 때문에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자세의 이집트 그림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림을 그리던 사람들은 보이는 대로 사실성을 바탕에 둔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신체의 특징들이 모두 보일 수 있는 그림을 그렸는데, 그것을 '정면성의 원리'라고 합니다. 신체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도록 그리기 위해 얼굴과 발은 측면으로, 눈과 몸은 정면을 향하여 두 팔이 다 보이도록 하며, 원근법 같은 개념은 배제하였습니다. 옆모습의 사람을 보이는 그대로 그리면 한쪽 팔이 가려져 안 보이게 되는데 이렇게 육체가 온전하지 못하면 영혼이 부활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단순한 형상으로 겹치지 않도록 나열하듯 그림을 그렸고, 중요한 것은 크게 그렇지 않은 것은 작게 그리는 등 규격화된 양식에 맞춘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렇게 이집트 벽화는 미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영원을 바라는 이집트인들의 염원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기에 특이하고도 아름다운 그림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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