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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미술에 대하여 크게 3개의 시대로 나누어 기원전 7~6세기인 아르카익 시대와 기원전 5~4세기의 고전 시대, 그 이후의 헬레니즘 시대까지 순차적으로 시대에 따른 변화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르카익 시대
기원전 7세기 ~ 6세기 아르카익 시대라 칭하는 전기 그리스 미술은 이집트의 영향으로 형태를 중시했고, 인체의 골격을 구조적으로 관찰해 정확한 표현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집트 조각의 특징인 정면성도 나타나며 말기로 갈수록 그리스 미술 특유의 묘사와 정확한 관찰이 어우러져 한층 자연스러워집니다. 그리스인들은 신에게 바치는 봉헌용 조각이나 무덤 옆에서 죽은 자를 위로하는 역할로서 남자 누드 조각 '쿠로스'를 제작해 왔습니다. 그리스인들의 이상을 반영한 건장한 신체의 남자 누드 조각상과는 다르게 기원전 7세기에 처음 등장한 여성 조각상 '코레'는 옷을 입은 채로 표현되었습니다. 쿠로스와 코레는 모두 자세와 비율이 동일하며 일명 '아르카익의 스마일'이라는 미소를 머금고 있습니다. 아르카익의 미소는 입술 끝은 살짝 위를 향하고 볼록하게 볼을 내민 특유의 표정으로 신비함과 친밀감을 줍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아르카익 시대 양식의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쿠로스와 쿠레 조각상입니다. 이 조각상들은 이집트 미술처럼 정면성이 강하여 조각적인 깊이감은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단순한 직립형에서 유기적인 인체의 표현으로, 투박하고 직선적인 옷주름에서 우아하게 인체를 드러내는 부드러운 표현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스 각지에서 아르카익 미술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아테네 파르테논 이전의 신전을 장식한 것으로 보이는 조각들이 발굴되고 있는데, 이 조각들이 기술적으로는 그리스 조각의 고전기 작품에 미치지 못하나 순수하고 맑은 정신성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원전 6세기 말경부터 그리스의 조각은 보다 풍부하고 자유로운 인체의 변화를 지향하게 되어 형태의 구속이 강한 아르카익 조각의 특성은 사라지게 됩니다.
고전 시대
기원전 5세기 ~ 4세기 고전 시대에는 뛰어난 묘사로 이상미, 조화미가 절정에 달하여 그리스 미술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을 추구했으며 미론, 페이디아스, 폴리클레이토스가 이 시대의 3대 조각가입니다. 절제된 감정과 정확한 인체 표현, 운동감을 잘 나타낸 미론의 '원반 던지는 사람'과 '아테네와 마르시아스'는 뛰어난 관찰력으로 인체의 구조를 밝히고 정확히 묘사하려는 그의 의도가 잘 나타나는 대표작입니다. 페이디아스는 형태를 통해 이면의 정신세계를 표현하고 뛰어난 묘사로 파르테논 신전의 장식 조각과 아테네 여신상 등을 통해 그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였습니다. 외형의 이상미를 추구한 폴리클레이토스는 인체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은 머리 크기가 전신의 7분의 1일 때라고 생각하여 '창을 든 사람'과 '승리의 머리띠를 매는 사람'을 7등신의 기준으로 만들었습니다. 아직도 7등신, 8등신을 인체의 완벽한 비례 조건이라고 하는데 이 기준을 만든 때가 이렇게나 오래되었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또한, 인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던 그때 분위기에 따라 멋진 신체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운동 경기가 발달했다고 하는데 올림픽 경기가 그리스에서 시작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전 시대 후기에는 신의 감각적인 모습과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을 작품에 담아내는 경향이 나타나고 더 이상 신은 신앙의 대상이 아닌 인간의 감정을 나타내기 위한 소재로 인용되고 있었습니다. 신의 형상을 만들던 장인이었을 때에는 명성이 중요치 않았으나 작가의 생각과 개성이 담긴 작품을 내며 그리스 미술가들의 이름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이는 미술가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헬레니즘 시대
헬레니즘 시대는 자유로운 표정과 모습으로 감정 표현이 풍부하게 나타나며 격한 비장미도 증가하며 현실적인 인간미를 추구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난 때입니다. 묘사와 관찰이 세밀해져 초상 조각이 발달하기도 하고 다른 인종과 동물, 노인 등 소재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크니도스의 비너스'와 '밀로의 비너스'가 이 시기의 작품들입니다. 회화는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어 현존하는 회화유품이나 고대 문헌과 로마 시대의 벽화를 통해 상상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리스를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의 후손들이 인도국경과 소아시아, 이집트까지 영토확장을 하였기에 동서방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혼합되어 제국의 위용과 과시하기 위해 화려하고 강한 표현의 코린트 건축 양식이 특징입니다. 균형과 조화보다는 인상적이고 극적인 효과에 치중한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크게 세 시기로 나누어 그리스 미술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그리스 미술은 신과 영웅, 인간의 이상적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데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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