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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벨라스케스-자화상-17세기-회화의-거장-궁정-화가

 

화가의 꿈을 꾸던 벨라스케스

1599년 세비야에서 디에고 벨라스케스는 태어났습니다. 그는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 아버지는 아들이 뛰어난 인재가 되길 바라며 고급 교육들을 시켰습니다. 하지만 벨라스케스는 언제 어디서나 공부보다는 그림에 관심이 많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의 부모님은 실망했지만 그래도 아들의 꿈인 화가가 되는 것을 인정해 주고 도와주었습니다. 벨라스케스가 따르던 스승은 예술가 프란시스코 파체코였습니다. 파체코 또한 벨라스케스와 함께 공부하며 그가 마음에 들었고, 그가 유명한 예술가가 되리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벨라스케스는 농가의 사내를 모델로 그에게 울거나 웃게도 하며 다양한 표정들을 짓게 하였고 그가 할 수 있는 다양한 포즈들을 취하게 하고 그것을 보면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세비야의 시장이나 길거리에 나가서도 사람들과 사물을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벨라스케스가 23살 무렵, 파체코는 그에게 마드리드로 떠날 것을 조언해 주었습니다. 마드리드에 가서 접하는 예술가와 작품들을 통해 많은 영감을 받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에 따라 벨라스케스는 세비야를 떠나게 됩니다.

 

궁정 화가이자 왕의 둘도 없는 친구

마드리드에 도착한 벨라스케스는 초상화가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펠리페 4세가 왕위에 올랐는데, 펠리페 4세는 벨라스케스가 그린 초상화에 마음을 사로잡혀 그를 궁정 화가로 데려왔습니다. 얼마나 벨라스케스를 좋아했던지 그를 궁전에서 절대 보내지 말아야겠다고 결심을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펠리페 4세는 연극, 문학, 음악, 미술 후원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궁전에는 재능이 뛰어난 지적인 문인들과 학자들도 많았고, 왕 또한 연극 작품을 쓰거나 연극배우로 작품에 출연하기도 하고 자작곡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펠리페 4세는 궁전 한쪽에 벨라스케스를 위한 작업실을 마련해 주었고, 사비로 그의 가족을 마드리드로 데려와 매번 후하게 대접하기도 했습니다. 벨라스케스와 펠리페 4세는 나이 차이도 많지 않았고 금방 우정을 쌓아나갔고 그 우정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깊어졌습니다. 가식 없고 온화하며 넉넉한 성격의 벨라스케스는 왕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벨라스케스는 이탈리아에 가 있던 1년 6개월여를 제외하고는 평생을 펠리페 4세의 곁에서 함께 하였습니다. 그는 군사 원정, 사냥, 야외 행사 등 왕이 가는 곳은 어디든 함께 했고, 왕에게 왕궁의 모든 방을 열 수 있는 만능열쇠를 받기도 했습니다. 1660년 벨라스케스는 행사 준비를 하다 무리하여 독감에 걸리고 열병을 앓다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의 아내도 8일 뒤 남편 곁으로 떠나 두 사람은 같이 잠들어있습니다. 그의 부고 소식에 펠리페 4세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벨라스케스의 작품 이야기

벨라스케스는 아름다움보다는 진실을 추구한 화가였기 때문에 그의 그림에서 보이는 빛과 분위기는 매우 사실적입니다. 그가 만일 더 늦게 태어났더라면 인상주의나 사실주의 화가로 불렸을지도 모릅니다. 그의 초상화를 보면 인물의 표정이 매우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40년 넘게 그림을 그린 그는 특히 펠리페 4세와 관련된 작품들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너무 사실적으로 그림을 그리다 보니 생긴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왕이 그의 작업실에 놀러 갔다가 며칠 전 바다로 출항 명령을 내린 해군 제독이 있는 것을 보고 화를 낸 사건이었는데, 왕은 호통을 쳐도 반응이 없는 제독을 이상하게 여겼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제독이 아닌 제독의 초상화였던 것입니다. 벨라스케스는 길고 야위고 근엄한 펠리페 4세의 초상화를 여러 차례 그렸는데, 그의 작품에서는 왕이 전쟁터나 사냥터에서 궁전복을 입고 있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말 위에 앉아 있는 초상화가 가장 사실적으로 묘사된 작품으로 여겨집니다. 벨라스케스는 왕의 어린 아들 발타자르가 전투와 사냥을 할 때의 모습과 궁전복을 입은 모습을 그렸습니다. 그 가운데 발타자르가 껑충 뛰는 조랑말 위에 앉아 있는 작품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발타자르는 자수로 꾸며진 초로색 상의에 붉은색과 금색의 스카프를 두르고 넓은 레이스 칼라에 검은 모자에는 깃털이 하나 달려 있습니다. 말은 멀리 눈 덮인 산에서 그림 밖에 있는 우리를 향해 질주해 오고 있습니다. 벨라스케스는 귀엽고 매력적인 왕녀 마가리타의 초상화도 그렸으며, 마가리타의 초상화를 보면 작고 순수한 얼굴에 머릿결이 곱고 푸른 눈을 가지고 있는데 보통 짙은 인상의 스페인 여인들과 달리 부드럽고 밝은 이미지입니다. 그의 궁중 초상화는 세계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벨라스케스의 작품들은 여러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스페인 프라도 국립 미술관에 있는 '궁정의 시녀들'은 매우 유명한 작품입니다. 벨라스케스는 종교나 신화는 그림의 소재로 좋아하지 않았고 대신 길거리나 선술집의 일상을 묘사하거나 예쁜 꽃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스페인 최초로 풍경화를 그린 화가이기도 합니다.  프라도 국립 미술관 앞에는 벨라스케스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미술관에는 그의 작품들이 보관되어 있습니다.